날이 따뜻해지면서 겨울 동안 무의식 중에 굳어진 자세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추위에 어깨와 목을 움츠린 채 스마트폰을 보거나 난방이 된 실내에서 구부정하게 앉아 지낸 시간이 쌓이면, 봄이 되어 활동량이 늘어나는 시점에 목 통증과 어깨 결림이 급격히 악화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증상이 단순한 근육 피로를 넘어 거북목 또는 목디스크의 신호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 겨울 자세 습관이 경추를 흔드는 이유
겨울철에는 체온 유지를 위해 목과 어깨를 자연스럽게 앞으로 모으는 자세를 취하게 된다. 실내에서 두꺼운 옷을 입은 채 화면을 내려다보거나, 낮은 소파에 반쯤 누운 자세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시간도 길어진다. 이러한 자세가 반복되면 목뼈의 정상적인 C자형 만곡이 점차 무너지면서 '일자목' 또는 '거북목' 상태로 이행하게 된다.
세계적인 생체역학 권위자 카펜지(I. A. Kapandji)의 연구에 따르면, 성인의 머리 무게는 약 5~6kg에 달하는데 고개가 앞으로 2.5cm(1인치) 기울어질 때마다 목뼈에 가해지는 하중이 4.5kg가량 추가되어 결과적으로 두 배 이상 급증하게 된다. 한 계절 동안 누적된 자세 문제는 어느 날 갑자기 통증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정작 본인은 원인을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 거북목이 목디스크로 이어지는 과정
거북목 상태가 지속되면 목뼈 사이의 추간판에 지속적인 압박이 가해진다. 추간판은 중심부의 수핵과 이를 감싸는 섬유륜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만성적인 자세 불량은 섬유륜에 미세한 균열을 만들고, 이 균열이 반복되면서 수핵이 밖으로 밀려나는 '경추 추간판 탈출증', 즉 목디스크로 진행될 수 있다. 초기에는 뒷목이 뻐근하거나 어깨가 쑤시는 정도로 나타나기 때문에 단순 근육통으로 넘기기 쉽다. 그러나 신경 압박이 진행되면 팔이나 손가락 끝으로 전기가 흐르는 듯한 저림, 손의 감각 저하, 미세 동작의 어려움 등이 동반된다. 두통이나 어지럼증, 눈의 피로감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도 있어 목 질환이 아닌 다른 원인으로 오해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 거북목과 목디스크, 어떻게 구별하나
거북목과 목디스크는 증상이 겹치는 부분이 있지만 치료 방향이 달라질 수 있어 정밀한 감별이 중요하다. 거북목은 주로 목과 어깨의 근육 피로감, 뻐근함, 움직임 제한 등 근골격계 증상이 중심이 된다. 반면 목디스크는 신경 압박으로 인한 방사통이 특징으로, 통증이 팔 아래 방향으로 뻗어나가거나 손가락 특정 부위에만 저림이 생기는 등 신경학적 증상이 동반된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목의 움직임 범위와 근력, 반사 반응 등을 확인하는 이학적 검사와 함께 경추 MRI 촬영이 필요하다. MRI는 디스크 탈출 여부와 신경 압박 부위를 직접 확인할 수 있어 치료 방침을 세우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 치료는 단계적으로 접근
거북목이나 목디스크 초기에는 수술 없이도 상당한 증상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가장 먼저 시도하는 것은 생활 습관 교정이다. 컴퓨터 모니터를 눈높이에 맞추고, 스마트폰 사용 시 고개를 과도하게 숙이지 않도록 기기를 올려 드는 습관이 중요하다. 약물 치료로는 소염진통제와 근육이완제를 사용해 통증과 염증을 조절하고, 물리치료와 도수치료를 통해 목 주변 근육의 긴장을 풀고 경추 정렬을 회복하도록 돕는다. 통증이 심하거나 신경 증상이 동반된 경우에는 경막외 스테로이드 주사나 신경차단술 같은 시술을 병행하기도 한다. 비수술 치료를 충분히 시행한 후에도 6주 이상 증상이 지속되거나 근력 저하가 진행될 경우, 양방향 척추 내시경 수술 등을 검토하게 된다.
■ 봄철, 목 건강 점검의 적기
봄은 겨울 동안 굳어진 몸을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는 시기인 만큼, 이전부터 있었던 목·어깨 불편이 본격적으로 드러나는 때이기도 하다.
천안 마디손정형외과병원 이호진 대표원장은 “뒷목 뻐근함이나 어깨 결림이 2주 이상 지속되거나, 팔 저림 또는 손의 감각 이상이 새롭게 나타났다면 방치하지 말고 진료를 받아볼 것을 권고한다”며 “특히 평소 고개를 앞으로 내밀고 화면을 보는 습관이 있거나, 베개 높이가 맞지 않는다고 느끼는 경우라면 자세 문제가 이미 목뼈에 영향을 주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목 건강은 조기에 원인을 파악하고 생활 습관을 바로잡을수록 치료 기간과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출처 : 메디소비자뉴스(http://www.medisobizanews.com)